법관임용후기
| 제목 | 법관임용 후기(2023년도 일반법조경력자, 원보람 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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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보 람 -
1. 들어가며
저는 2018년 군법무관으로 임관하여 5년간 근무하였고, 법관임용 절차에 지원하고자 전역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군사법원에서 군 형사사건만을 다루었기 때문에 민사 분야에 관한 부담이 컸고, 임용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본격적인 준비를 하면서 본 홈페이지에 게시된 후기를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기에, 당시의 저와 비슷한 상황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준비 방법은 다를 것이므로, 이런 방법으로 준비한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법관임용 절차와 준비 과정
가. 법률서면 작성평가
1) 평가 개요 저는 형사분야를 선택하여 응시하였습니다. 법률서면 작성평가(이하 ‘필기시험’이라 하겠습니다)는 실제 사건 기록에 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인데, 2023년의 경우 작년과 달리 2권의 기록이 제시되었습니다. 차용금 사기의 점에 관하여 30점, 공갈의 점에 관하여 각 70점의 배점이 주어졌고 4시간 30분 동안 검토 및 작성을 완료해야 하므로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2) 준비 과정 저는 전년도 11월경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3월 필기시험까지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기본서를 정독하지는 못하였고, 형법과 형사소송법, 특별형법 최신판례집을 2~3회 읽는 것을 목표로 하여 그때그때 기본서에서 필요한 법리를 찾아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판례집의 경우에는 분량이 좀 많더라도 결론 위주가 아닌 사실관계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교재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사법연수원 모의 기록을 구해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기록을 읽으면서 별도로 메모를 하지 않고 바로 목차를 잡고, 사실인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당사자들의 진술이나 증거를 적절한 목차에 그때그때 채워 넣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또한, 모의 기록은 공소시효, 친족상도례 등 시험용으로 만들어 둔 쟁점이 많으므로 해당 부분들은 한 번 읽어보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증거능력 판단’ 및 ‘사실인정’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편, 시험장에서 볼 수 있는 자료를 따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험장에서 판례를 검색할 수 있는 ‘법고을 LX’의 경우 2018년도 이후의 판례는 검색이 되지 않기 때문에, 2018년 이후의 최신판례는 제 나름대로 색인을 만들어 시험장에서 최신판례집의 해당 부분을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증거능력과 관련된 쟁점이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관련된 쟁점별로 검토보고서 작성 시 필요한 기재례와 관련 법리, 판례번호를 따로 정리하여 책을 찾아보거나 검색하지 않더라도 기계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대비하였습니다.
3) 필기시험 후 소감 선배님들께서 임용후기를 통해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이, 필기시험의 경우 원판결의 결론을 맞추는 것보다 최대한 많은 쟁점을 찾고 사실인정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쟁점은 변론요지서 및 공판조서를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그 외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증거능력, 축소사실 검토 등)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록을 읽으면서 최대한 많은 쟁점을 찾아내고 본인이 판단한 결론에 충실한 사실인정을 덧붙이는 것을 목표로 연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 임용지원서 작성
임용지원서 작성(이하 ‘서류전형’이라 하겠습니다)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다수의 임용 후기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므로, 필기시험 이후 조금씩이라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특별히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었다거나 법리적으로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사건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에, 주요 업무 및 작성 서면과 관련하여 꽤 오랫동안 고민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담당했던 사건의 결과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필요한 경우 당사자들과 어떻게 신뢰 관계를 유지하였는지도 서류에서 나타내려고 하였습니다.
서류접수를 위해 직접 대법원에 방문해야 했는데, 저는 사전에 몇 번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접수 당일 대법원으로 가는 길에 비문을 발견해서 수정 후 재출력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오탈자나 비문, 문단 정렬 등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서류 전체의 인상을 결정하므로 제출 직전까지 꼭 꼼꼼히 살피시길 바랍니다. 과거에는 서류제출 마지막 날 대기시간이 무척 길었다고 들었는데, 2023년에는 접수대를 확대하고 접수 장소에서도 바로 컴퓨터와 프린터 사용이 가능하여 마지막 날 오후에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 실무능력평가면접
1) 평가 개요 민·형사 모두 70분의 사례 검토 시간이 주어졌고, 법고을, 법조문 PDF 및 지참한 교재를 참조하여 메모한 내용을 면접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법관임용홈페이지의 역대 기출문제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면접장에 들어가면 책상 앞에 스톱워치가 비치되어 있는데, 지원자가 스톱워치를 직접 작동시킨 뒤 10분 동안 답변하고, 이후 약 15~20분 정도 추가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 준비 과정 저는 졸업 후 5년간 민사 사건을 맡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특히 민사 실무능력평가면접(이하 ‘실무면접’이라 하겠습니다)를 위주로 공부하였고, 형사 실무면접의 경우 필기시험 준비 당시 보았던 최신판례집과 특별형법 판례집을 복습하는 것 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민사 실무면접을 준비하면서 참고한 교재로는 1) 민법, 민사소송법 기본서, 2) 5개년 민법 최신판례, 3) 요건사실론 4) 민사재판실무 관련 교재(주문 학습용) 5) 민사집행법, 보전소송 수험서 등이 있고, 추가로 6) 연수원과 로스쿨 모의 기록을 구하여 검토보고서를 읽어보았습니다.
또, 스터디에 참여하여 법관임용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일주일에 약 2개 정도씩 풀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터디원들과 함께 답을 토의하고 추가 질문을 예상해 보았던 것이 실제 면접에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류전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실무면접을 준비해야 하므로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은데, 스터디원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실무면접 역시 오픈북 방식이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책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포스트잇 플래그를 활용하여 주제별로 기본서의 내용 및 최신판례, 관련 예상 쟁점 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책에 표시해 두었습니다.
3) 민사 실무면접 후 소감 민사실무면접은 기초 사실, 당사자의 주장, 변론 진행 상황, 제출된 증거 등이 요약된 형태로 제시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항변 – 재항변을 검토하여 본소와 반소에 대한 주문을 도출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본 문제뿐만 아니라 추가 질문에 관하여도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느껴졌습니다.
추가 질문의 경우, ‘처분문서의 추정력, 채권양도 통지의 효력, 기한이익 상실 특약의 변제기, 이자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 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민사소송을 해본 적이 없던 저는 다소 기본적인 내용의 추가 질문에 대해서도 틀린 답변을 하기도 했었는데, 기본서를 충실히 읽었다면 제대로 답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에 면접장을 나와 무척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설령, 처음부터 정답을 말하지 못하거나 실수하더라도 너무 당황해하지 마시고 추가 질문에 대해 최대한 본인의 논리에 맞게 답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본소 주문에서 이자율을 민법상 5%로 적용해서 말씀드렸더니 면접관께서 상법상 6%의 이자율이 적용될 여지는 없겠냐고 질문을 하셨고 그때 저의 실수를 깨닫고 답변을 수정하여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면접관께서 사실관계를 바꾸어 질문하셨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질문을 되묻기도 하였습니다. 설령, 처음부터 질문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이어지는 추가 질문에 대해 최대한 논리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4) 형사 실무면접 후 소감 형사실무면접의 경우 최신판례 위주로, 여러 범죄사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및 심리 결과 등이 요약된 형태로 제시되어 증거능력 및 주문에 관한 판단 및 그 근거를 밝혀야 했습니다. 최신판례의 사실관계가 일부 변형되어 출제되었으므로 판례의 결론만이 아닌 사실관계를 위주로 공부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기억나는 추가 질문으로는 ‘피고인이 동의했을 경우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이 어떻게 되는지, 압수 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사안에서 적법하게 압수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했는지’ 등이 있습니다. 형사실무면접에서도 실수가 있었던 것이, 제가 무죄로 판단을 내리고 답변을 한 사안에 대해서 면접관께서 ‘직권으로 축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겠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이때도 재차 축소 사실을 검토하여 답변 내용을 정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끝으로, 실무면접에서 강조해 드리고 싶은 것은 ‘메모’를 잘 활용하시라는 것입니다. 면접장에는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므로, 만약 문제를 읽다가 추가 질문으로 예상되는 쟁점이 있다면 관련 법리나 판례를 찾아 간단하게라도 메모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인성역량평가면접 인성 면접은 법관의 윤리에 관한 문제를 5분간 검토하고 역시 메모를 지참하여 답변하는 방식이었는데, 저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그 외 법관윤리강령 권고의견 등을 근거로 답변하였습니다. 이어지는 인성 면접 질문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저의 경우 ‘그동안 해온 업무에 대해 간단한 소개,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어떤 것인지, 군법무관을 전역하고 법원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라. 최종면접
최종면접은 약 30분간 진행되었고, ‘사회적으로 논쟁거리가 되었던 군 관련 판례에 관한 개인적 의견,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개인적 의견, 법관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덕목, 업무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와 이를 극복한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면접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기에 30분 내내 횡설수설하듯이 답변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종면접에서는 정답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예상치 못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마시고 자신의 의견을 진솔하게 답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마치며
연수원에서 만난 동료 판사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느꼈던 점은, 임용 준비 과정에서의 방법은 다르지만, 최소 지난 5년간 법조인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며 성실히 일하셨던 분들이고, 또한 법관이 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임용 과정에 임하셨다는 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재학 중 법원 관련 경험이 없었다는 것과 그 외 성적 및 법조 경력 등 바꿀 수 없는 정량적 요소들 때문에 법관 시험을 도전하기까지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본 임용 절차는 지원자가 법조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얼마나 성실하고 충실하게 수행하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므로, 혹시 저와 비슷한 이유로 지원을 고민하는 분이 계신다면 용기를 내 도전해 보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 글이 경력법관을 지원하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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