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임용후기
| 제목 | 법관임용 후기(2017년도 일반 법조경력자, 김찬년 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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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년 판사
1. 지원하기까지
2017년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절차(이하 ‘경력법관 임용절차’라 합니다)에 지원하겠다고 확실히 마음먹은 때는 2017. 1.말경이었습니다. 2013. 2. 변호사로서 업무를 시작할 당시 나름대로 큰 포부를 가지고 첫발을 내딛었으나, 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부터 업무에서 큰 보람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속한 법무법인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개인생활을 상당부분 희생하면서 일하였고, 어느 정도 성실함을 인정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문 업무의 특성상 당해 거래에서의 변호사의 역할은 제한적이었고, 사인(私人) 사이에서 어느 일방을 대리하는 일의 내용은, 소외될 수 있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고 그렇게 본 것을 바탕으로 공적인 판단을 내리고 싶다는 어설프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법 공부를 시작했던 제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하게 하였습니다. 변호사 생활을 3년 정도 채워가던 무렵 우연한 기회에 소송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금융 관련 소송이 있을 때 문제되는 쟁점 관련 리서치를 한 경험은 간혹 있었지만, 서면을 직접 작성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짧은 템포의 자문 업무와 긴 호흡이 필요한 서면 작성 업무의 성격이 달라 병행하기 쉽지 않았으나, 송무를 하면서 적지 않은 재미를 느꼈고, 변호사로나마 공문서인 판결문에 적힌 제 이름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변호사로서 느꼈던 나름의 고민, 시나브로 쌓였던 법관이 되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는 6개월여의 경력법관 임용절차에 지치지 않고 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2. 임용절차 중 업무 상황
저의 경우 2017. 1. 2.부터 2017. 6. 30.까지 소속 법무법인의 고객회사로 파견근무를 하게 되어 평소보다는 업무 부담이 덜하였습니다. 다만, 소속 법무법인의 방침에 따라, 경력법관 임용절차 지원과 동시에 그 사실을 소속 법무법인에 알리고, 2017. 6. 1.부터 임용이 확정되어 퇴사하기 전까지 계속하여 휴직을 하였습니다.
3. 준비내용
2017. 3.경부터 2017. 5.초경 대법원 법관임용 홈페이지(judges.scourt.go.kr, 이하 ‘법관임용 홈페이지’라 합니다)에 경력법관 임용절차에 관한 공고(‘2017년도 일반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계획(상세)’)가 게시되기 전까지, 작년도 공고, 법관임용 홈페이지 ‘자료실 > 기출 평가문제’ 또는 ‘자료실 > 법관임용후기’ 메뉴에 게시된 기출문제와 기존 후기를 참고하여 대략적인 준비계획을 세우고, 평일 업무 후나 주말을 이용하여 민법과 형법 수험서를 정독하였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민/형사 법리와 무관한 업무를 하여왔기 때문에 기본 법리에 대한 환기가 필요하였습니다.
2017. 5.초경 공고 후부터 서류 접수기간 마감인 2017. 5. 중순경까지 자기소개서 등 준비를 꽤 열심히 하였습니다. 서류 준비에도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여유가 있을 때 전년도 공고문 등을 참고하여 법관 지원 동기 등 자기소개서에 기재하여야 할 항목으로 예상되는 내용을 미리 구상해 두고, 본인 수행 주요 사건을 정리해 두는 것이 편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기소개서와 기타 서류를 준비하여 접수한 후 일주일 정도 더 출근하였고, 이후부터는 휴직 상태로 준비하였습니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법연수원 강의자료와 모의기록을 답안지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민법과 형법 수험서도 한 번 더 읽었는데, 이때는 처음 읽을 때 밑줄을 치거나 중요하다고 표시해 둔 부분을 위주로 읽었습니다. 법률서면 작성 평가의 경우 사실관계를 정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실제기록을 보고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법률해석상 일의적인 정답이 있는 경우라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관건인 사례이므로, 사전 준비가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실무능력 평가 면접을 대비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수험서, 강의자료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법률서면 작성 평가든 실무능력 평가 면접이든 평소 법조경력을 통해 습득한 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 때문에 별도의 준비를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경력법관 임용절차 지원하였음에도 계속 현업에 종사하였고, 그 업무가 과중하여 이 절차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 못하였음에도 임용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 분들도 계시다고 합니다. 다만, 저는 변호사로서 주로 자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분야도 자본시장법, 민간투자법 등 민법이나 형법과는 무관한 영역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한편 실무능력 평가 면접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 최신판례를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저 역시 판례집이나 판례공보를 통해 판례를 따로 익혀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였으나, 제한된 시간 안에 기존에 보던 책이나 자료를 제대로 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법관임용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존 수기 중 실무능력 평가 면접에서 묻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판례의 결론이 아니라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를 묻고 법적사고능력을 측정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판례의 결론과 다른 대답을 하고도 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글을 읽고, 판례를 따로 공부하지는 않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수험서 등을 읽을 때 판례의 단순 결론만 암기하지 않고 그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논리구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학습 방법이 실제 실무능력 평가 면접에서 나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 평가장과 면접장에서
2017. 6. 하순경 이틀에 걸쳐 법률서면 작성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법률서면 작성 평가 시에 시험용 법전이 배부되었고 법고을LX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지참한 서적 등 자료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당초 2017. 7. 하순경 실무능력 평가 면접이 예정되었으나, 실제 면접이 이루어진 시기는 2017. 8. 초경이었습니다. 실무능력 평가는 민사, 형사, (개인별) 전문 분야로 나누어 이루어지는데, 전문 분야 면접은 사전에 본인이 제출한 전문 분야에 관한 설명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민사와 형사 분야 면접의 경우, 우선 사례문제를 검토하고 면접장소로 옮겨 검토 내용을 브리핑하고 후속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사례문제 검토 시 시험용 법전, 법고을LX, 자신의 지참한 서적 등 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면접 시의 후속질문은 사례문제를 검토하면서 살펴본 몇 개의 쟁점들에 관련된 법리나 판례의 태도와 그 이유 등에 대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이어지며, 절차법적 내용에 대해서도 필요한 범위에서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무능력 평가 면접이 이틀간 진행되는 중에 객관식(OMR) 인성검사 등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인성검사는 편안한 마음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너무 긴장하거나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평소 생각과 다소 다르게 답하는 경우 판독불가 등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고, 이 경우 재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성역량 평가 면접은 이틀간의 실무능력 평가 면접이 끝난 바로 다음 날 진행되었습니다. 이 면접 역시 편안한 마음으로 조리 있게 잘 답변하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성역량 평가 면접은 본인이 지원과정 중간에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한 답변 자료 그리고 면접 당일 제공받은 업무와 관련한 가상의 사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저의 경우,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법관으로서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 어떠한 기준에 따라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답변하여야 하는 질문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무능력 평가 면접과 인성역량 평가 면접을 통과하게 되면 최종면접 절차에 들어서게 됩니다. 최종면접을 위해 서류전형평가 당시 제출하였던 자기소개서를 읽고 가는 것 이외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었습니다. 최종면접에서 과도하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겠으나, 전형의 막바지 단계인 만큼 적정한 수준에서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시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입니다. 최종면접을 치른 지원자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심층면접이 이루어집니다. 심층면접 대상자로의 선정이 전체 전형의 당락과 직결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바, 혹시 심층면접 대상자로 선정되시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낙담하지 마시고, 최종면접 당시 미진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심층면접을 대비하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마지막으로
법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여러 이유로 현재 다른 직역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관임용 절차에 지원하였으나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 경우, 현재 종사하고 계신 직장에서 어떠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지원 당시 그런 불안을 느꼈습니다. 다만, 제가 신임법관으로서 연수를 받는 과정에서 뵐 수 있었던 기존 판사님들께서는 어떻게 하면 훌륭한 분들을 법원으로 많이 모실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법관이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용기를 내어 지원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승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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